오르가니스트

2009. 1. 20. 02:50 from Book


사랑하는 사람은 잠들지 않는다

이것은 음악가 요하네스 엘리아스 알더의 이야기다. 그는 더 이상 자지 않겠다고 결심한 이후 스물두 살의 나이에 자기 인생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그는 사촌누이 엘스베트에 대한 사랑으로 불타오르게 된 그 때부터, 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비밀을 캐내기까지 단 한 순간도 쉬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잠자는 시간은 낭비이며 따라서 죄라는 생각을, 믿을 수 없는 종말을 맞이할 때까지 용감하게 간직했다. 그는 언젠가 연옥에서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잠자는 동안은 죽은 것이며, 어쨌든 실제로 살아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옜말에 잠과 죽음을 형제에 비유한 것도 우연은 아니라는 것이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남자라면 어떻게 평생 아내를 사랑한다면서 낮 동안만, 또는 생각이 지속되는 동안만 사랑할 수 있겠느냐고 생각했다. 그것은 진실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잠자는 사랑은 사랑할 수 없기에.

요하네스 엘리아스 알더는 그렇게 생각했고, 그의 감당하기 힘든 죽음은 이런 사랑이 바친 마지막 제물이었다. 우리는 이 사람의 세계와 그 비참한 인생경로를 서술하려고 한다.





신은 한 음악가를 창조했다. 그러나 이 음악가는 단 한 소절의 음표도 종이에 적을 수 없었다. 아무리 원했어도 악보표기법을 배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들은 뻔뻔하게도 이와 같은 사탄의 계획을 완성시켰다.

요하네스 엘리아스 알더의 충격적인 운명이 우리 귀에 들려왔을 때, 우리는 숙연해졌다. 세상은 얼마나 훌륭한 인간들을, 철학자, 사상가, 시인, 화가, 그리고 음악가들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었던가. 오직 그들에게 순수한 기술을 배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더 나아가 생각해본다. 소크라테스는 최고의 사상가가 아니며, 예수는 가장 위대한 박애자가 아니요, 레오나르도는 가장 훌륭한 미술가가 아니고, 모차르트도 가장 완전한 음악가가 아닐 수 있다고. 전혀 다른 이름들이 이 세상의 운행을 규정했을 수도 있다고.

그리고 우리는 이 이름 모를 사람들, 태어났으면서도 한평생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을 애도한다. 요하네스 엘리아스 알더는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Posted by 젤리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