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건너는 방법 中

2006. 8. 22. 00:00 from Book

  삼십 대 초반에 나는 무대에서 혼자 연기하는 희극 배우가 되고 싶었다. 나는 성공을 위한 지도를 탄탄하게 짜놓았다. 처음에는 아무나 마이크를 잡을 수 있는 무대에서 아마추어로 시작한다. 완벽한 7분짜리 대본을 준비해서 막이 처음 올라갈 때 공연하고, 결국에는 히트를 쳐서 30분에서 45분짜리 최고급 코미디를 연기한다. 그러고나서 뉴욕, 라스베이거스, 마지막에는 할리우드에서 시트콤을 찍는 것이다. 이처럼 목적지로 가는 길과 목적지 자체가 아주 분명해 보였다.
 
  나의 가장 성공적인 공연은 내 마지막 무대가 되고 말았다. 나는 그 당시 살고 있던 토론토의 한 코미디 클럽에서 밤에 7분 정도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내가 무대에 서서 농담을 건넸을 때 아무도 웃지 않았다. 고요 그 자체였다. 킥킥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그러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내가 늘 하던 연기를 동일한 청중을 대상으로 똑같이 되풀이하면서 이번에는 각 문장 앞에 욕을 섞어 넣었다. 그러자 청중들이 난리 법석을 떨면서 웃어 댔다. 7분동안 나는 희극 배우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고, 또한 희극 배우가 내 천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목적지를 접어두자 산은 사막으로 변해버렸다. 혼자 하는 희극은 신기루였지, 산의 정상이 아니었다. 나는 '희극 배우가 되는' 산을 타는 대신에 '직업을 전전하는' 사막을 건너기 시작했다. 나는 다음에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방향이 나타나기를 바랐다.
 

- p 54, 55
 

꼭 한번에 길을 건너야하는건 아니니까
화이트로 열심히 수정도 하고, 때로는 펜으로 직직 그어가면서
그렇게 지나가도 되는걸까? 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조바심이 생겨서
천천히 제대로 준비해서 가는 방법이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지네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