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묵은 김치찜

카피한 레시피 묵은김치의 양념을 털어내고 씻어내 짠맛을 빼둔다.
멸치를 듬뿍 넣고 파도 숭숭 썰어넣고 다진마늘도 듬뿍 풀고 된장을 약하게 풀어 물을 넣고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이고 뭉근~하게.

레시피에는 30분이 걸렸다는데 난 두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괜히 국물이 자작해질때까지 끓였나?
냄새가 굉장히 맛있어보인다. 쭉 찢어서 밥에 턱 올려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아.
만들기까지의 시간은 길었다. 우선 사자마자 봉지채 얼려 기괴해진 커다란 멸치를 다듬어야했고
- 더빙된 앨리스를 보며 다듬었는데 내장을 빼내는 동안 얘도 사람을 먹었을까, 하는 생각만 들었다 -
멸치를 렌지에 돌렸을 때 진동한 생선비린내에 조금 걱정도 됐고
분명히 비닐장갑을 낀 상태로 김치를 헹궈냈는데도 장갑을 뚫고 손에 배인 그 군내에 놀라기도 하고
또 끓여도 끓여도 줄어들지 않는 국물에 울적해지기도 했다. 나 한끼밖에 안먹었는데..
날이 더워서인지 어제 먹고 남은 양념간장도 쉬어있었다. 조금 더 우울해졌다.

어쨌거나 맛있어서 떨어질때마다 해두고 (나혼자) 먹는 반찬. 흑. 맛있는데 왜 동생은 안먹지ㅠㅠ



2. 신김치로 끓이는 김치찌개 

어머님이 전화로 알려주신 레시피 들기름이랑 설탕이랑 다진마늘 넣고 볶다가 물부어서 끓이다가 맛없으면 미원 조금 넣어. 양파랑 파도 넣어주고. (끝) .....실제로 하려니 애로사항이 꽃피는 방법이였지만 어쨌든 1차 시도 성공.

2차시도. 묵은김치밖에 남지 않아서 찾아본 팁 ) 찌개를 끓이기 전 김치에 참기름 조금과 설탕 조금으로 미리 조물조물 양념을해두면 김치의 신맛이 부드러워진다. 검색해본 레시피는 뭔가 복잡하길래 감과 김치를 향한 나의 삘을 믿기로 했다. 그래서 나온 순서

신김치 + 들기름 + 설탕 조물조물 -> 볶는다 -> 저번에 양파를 넣었던게 기억나 뒤늦게 양파를 꺼냈다. 탈까봐 불은 제일 약한걸로 바꿔두고 느릿느릿. 1차시도때 양파가 커서 귀찮았던게 생각나 크기는 작게. -> 넣었다 -> 볶았다 -> 참치 투하. 그런데 어디서 본게 기억나서 기름도 적당히 넣어줬다 -> 다진마늘도 넣었던 것 같아서 꺼낸다 -> 투하 -> 뒤늦게 물붓고 바글바글.

결과는 의외로 대박! 맛있었다♡ 그런데 다음부터는 기름은 넣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아, 라고 다이어리에 메모해둔 것이 6월 30일. 어제, 동생이 김치찌개를 부르짖어서 참치를 사다가 3차 시도를 했다. 다이어리에 순서를 메모했다는 걸 까먹고 이번에도 삘로..

신김치 + 들기름 + 설탕 조물조물. 오늘은 특별히 신김치국물도 몇스푼 더 넣어줬습니다. -> 이때 가스렌지 위에선 멸치육수가 우려지고 있었다. 사실 그냥 멸치 다듬어둔거 볶다가 물붓고 끓인거라 육수라고 하긴 좀 뭣한 수준;; 어쨌든 멸치육수 넣으면 더 맛있단 걸 어디선가 또 주워본 나. 본거대로 끓입니다. -> 끓이면서 다른 쪽 불위에서 김치를 볶기 시작 -> 내가 저번에 뭘 해더라 고민 -> 저번에 느끼했던게 생각나 들기름과 설탕양을 줄여서인지 그새 기름이 줄어들고 있길래 참치 투하. 이때 참치기름도 두스푼 넣어줬습니다 -> 맞다, 양파. -> 양파를 썰어넣습니다 (근데 왜 존댓말이 된거지?) -> 더 넣을게 없는 것 같아서 멸치육수 투하 -> 아, 마늘..-> 다진마늘 투하 -> 미원도 넣어야하는건가 싶어 미원도 숟가락에 조금 묻혀서 휘휘 저어주고 끓이기.

저번보다 국물이 훨씬 깔끔하고 개운하긴했지만 조금 싱거웠던 것 같기도...? 이 성공을 이어 이따가 참치미역국에 도전해보려는데 잘 될까 모르겠네요..
Posted by 젤리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