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2007. 2. 20. 00:00 from Book
 "자네 리포트, 괜찮았어. 다만, 한 가지 확인해두고 싶은 게 있어.
  자네는 그것을 물성론으로 보았는데, 그 이유는?"

  학생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게 물성론 시험이라서……."

  유가와가 쓴웃음을 짓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 시험의 본질은 소립자론이야.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도 어프로치해주기를 바랐어. 물성론의 시험이라고 해서, 다른 이론은 아무 소용없다고 생각하면 안 돼. 그래서는 훌륭한 학자가 될 수 없어. 선입견은 적이야. 보이는 것도 감추어 버리게 하니까."

  "잘 알겠습니다."

  학생은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자네는 우수하니까 충고를 해두는 거야. 수고했어. 가보게."

  감사합니다, 하고 학생은 문을 열고 나갔다.
  구사나기는 유가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왜 그래? 내 얼굴에 뭐가 묻기라도 했어?"
  "아냐, 학자는 모두 똑같다는 생각을 했어."
  "그건 또 무슨 말?"
  "이시가미에게서도 비슷한 말을 들었거든."

  구사나기는 이시가미가 시험문제에 대해 말한 내용을 유가와에게 전했다.

  "흠, 선입견에 대한 맹점을 찌르고 들어간다고. 그다운 말이야."

  유가와는 빙긋빙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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