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히 감시받는 열차

2007. 3. 7. 00:00 from Book

  나는 밖으로 나와 선로 사이에 서 있었는데, 누군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천천히 주위를 살펴보다가 지하실의 작은 창문을 통해 역장 부인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어두운 지하실에서 수컷 거위 한 마리에게 모이를 주면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역장 부인한테 호감이 있었다. 그녀는 저녁이면 역무실에 와서 앉아 있는 것을 좋아했다. 가만히 앉아서 넓은 식탁보를 뜨개질하는 역장 부인에게서는 차분함이 묻어 나왔다. 그녀의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꽃이 피고 새가 날아다녔다. 그녀는 전신기 책상 위에 작은 뜨개질 교본 한 권을 펼쳐 놓고, 가끔 몸을 숙이며 다음에는 어떤 실을 써야할지 쳐다보곤 했는데, 그 모습이 마치 현악기를 연주하면서 악보를 보는 것 같았다.

  한편, 그녀는 매주 금요일이 되면 토끼를 잡았다. 토끼장에서 한 마리를 꺼내 다리 사이에 끼우고, 뭉툭한 칼로 토끼 목을 한 번 쿡 찌른 다음, 그대로 목을 베었다. 그러면 토끼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지르며 한참을 끽끽대다가 조용해졌다. 토끼를 잡을 때의 역장 부인 표정은 조용히 앉아 넓은 식탁보를 뜰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녀는 그런 식으로 목을 도려내어 피를 모조리 빼내야 고기가 훨씬 연해지고 맛있어진다고 말했다.

  나는 이번에도 그녀가 어떻게 거위를 잡을 것인지 미리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말에 올라타듯 거위 등에 올라타고 앉아, 접이식 칼을 접듯이 거위의 주황색 부리를 목 쪽으로 내리누를 것이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정수리 부분의 깃털을 뜯어, 거기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냄비에 받을 것이다. 거위가 점점 힘이 빠지면서 축 늘어지게 되면 그때 역장 부인은 거위 등에서 내려올 것이다.
 
p 28
 
 
 
 
요즘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고싶단 생각을 해요.
지금 빌려다둔 책도 안읽고있으면서 말이죠;ㅅ;
 
덧) 환불은 14일부터지만 폰트는 7일부터 무료로 쓸 수 있다네요~
4시부터 8시까지 점검있고, 그 뒤부턴 쓸 수 있나봐요.
그런데 저번 아이템팩토리 정비(스킨,퍼스나콘 무료일때)할때 거의 하루종일 걸려서
그 다음날부터 했던 것 같은데..아, 그건 환불이였나;
어쨌든..7일 낮엔 무사히 쓸 수 있었음 좋겠어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