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의 선이 아직 행방이 묘연한 관계로
티켓 + 원작음반과 팜플렛세트 염장질을 할 수 없는
저의 슬픔을 헤아려주시길 바라며 (피눈물)
대신이라기엔 뭣하지만, 사진 없는(...) 스크롤 압박을 약속드립니다
어제 집에 오니 열두시라 피곤해 잠들었는데도 흥분이 가라앉질 않았거든요
사실 전 말이 많아서 뭘 하든 길이 압박이 있지만요.
이건 제가 쇼핑몰에서 후기쓸때도 다들 놀라셨던 거
앗, 또 이야기가 옆으로 새고있다;


□◆□


티스토리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어제 밤 여덟시,
뮤지컬 Tell me on a Sunday를 보고왔습니다.
전 몰랐는데 이 뮤지컬이 바다씨가 출연한다고 유명하다더라구요.
게다가 두산아트센터의 개관작이기도 하구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나 용케 이런기회 잡은거구나 하는 것도
조금 전 출연자(...)분이 누군지 알아낸답시고 삽질하다 알았습니다.
제가 본 공연은 김선영씨였다는군요^^
그러고보니 이분이 하신 마리아마리아를 보기도했었는데
그땐 뮤지컬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생각도 못했었거든요..
그리고 사실 제가 사람 얼굴을 좀 구분을 못해요;
팜플렛을 사와도 그 배역의 분이 여러명일 경우엔 내가 본 배우분과
안내책자 속 배우분을 구분 못한다는(......)


공연은 굉장히 근사했습니다.
무엇보다 한시간 반을 홀로 무대에서 이끌어가신 배우분에 감탄하고 또 감동했어요.
그 작고 가냘픈 몸에서 어쩜 그런 성량과 힘이 나오는걸까,
거의 대부분이 노래로 채워졌는데 이리저리 소품을 들고 뛰기도 하고
쉴새없이 몸을 움직이면서도 흔들림 없이 노래를 부르셨는데
노래에 힘이 실려 공연장을 가득 메울땐 온 몸이 찌릿해졌다니까요!
정말 굉장했어요. 연기도 잘 하셨구요.


사실 초반엔 좀 지루한 감이 있었어요.
사귀던 남자친구가 바람이 잦았던 것 같은데 이번엔 그 상대가 무려 친구.
주인공 (데니스)의 친구인지 그의 친구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엎어치나 메치나 바람핀 것은 바람핀 것이고 나쁜 일을 했다는 것도 변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점점 감정이 격해지는 주인공의 대사와
그럴수록 힘이 실리는 노래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이게 너무 반복되는겁니다.
그래, 헤어져, 헤어진다며. 같은 말을 몇번이나 하고있는 거야.
남자친구 너도 좀 끊어!!!! 니 애인이 이제 못참겠다잖아!!!
잘못은 니가 해놓고 뭔 말이 그리 많은거야!!!
(아, 남자친구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아요. 주인공의 말과 노래만 들리지요^^)

길었던 첫 이별이 끝나고 뉴욕에 가기 위해 준비를 하는 주인공을 보면서도
내심 짜게 식어있었어요. 심드렁했다고나 할까, 별 기대가 안되더라구요.
남자친구에게 차여서 홧김에 꿈에 그리던 도시, 뉴욕으로!!라는 걸 보며
가슴 설레여하는 것은 아무래도 제 취향과는 어긋나나봅니다.
물론 이별이 계기가 되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은 멋진 일이지만요.
사실 울적함에 널부러져 '다 끝났어, 난 이제 희망이 없어!'하며 울고불고하는 것 보다
자신의 환경을 바꿔서 생각의 방향을 돌리는 게 훨씬 생산적이잖아요.

주인공은 뉴욕에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나가며 새로운 사랑도 만납니다.
뮤지컬은 그녀가 뉴욕에서 만나는 세 명의 남자와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오디션을 보지 않겠냐며 그녀에게 접근한 유명기획자
사진을 전공하는 일곱살 연하의 눈이 큰 사진작가
마지막으로 그녀가 결혼을 꿈꾸기도 했던 사업가

마치 사랑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사람처럼
그녀는 사랑을 찾고 사랑을 하고 사랑에 울고 사랑에 좌절하고 또 사랑을 찾습니다.
희망을 버리지 않아요. 그녀가 실컷 울고 좌절하고 스스로를 달래고 자책하다가도
'그래도 내일이 되어 새로운 날이 시작되면, 오늘의 일은 아무것도 아니지' 라며 훌훌 털고 일어나 희망을 찾는 그녀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어이없고 어떻게 보면 또 감동스럽기까지 합니다.
무엇보다도 사랑에 빠진 그녀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노래 하나의 텀이 있었습니다만 그렇게나 좌절하고 소리치고 울던 사람이 노래 한 곡, 조명의 깜빡임 하나로 순식간에 활기를 찾고 행복에 들뜬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에서 다시 한번 배우분께 감동하기도 했구요.
행복해하는 그녀를 보며 그녀의 눈물이 이번으로 마지막이길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위에서 스크롤 압박을 예고했다지만 너무 길어졌으므로 잠시 접고갑니다.
그런데 이 밑에도 쓰고싶은 말이 잔뜩이라는(.......)
제가 좀 수다쟁이oTL 시간 많은 분만 읽어주셔요;ㅅ;


그리고 - 이 부근에서 안녕할 분들도 봐주십사,해서 미리 적어둡니다,

관련 홈페이지 )
텔미 온 어 선데이 http://www.tellmeonasunday.co.kr/

좋은 기회 주셔서 정말 너무너무 고맙습니다ㅠㅠ
이렇게 들떠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정말 제대로 수혈받은 기분입니다.
당분간 행복할거라는;ㅅ;♡

그리고 덧붙이기 )
국내판 음반도 내주세요 제발 ㅠㅠ




Posted by 젤리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