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2008. 10. 15. 17:08 from Book

마츠이 카즈코는 상냥하고, 예쁘고, 머리 좋고, 사랑받으며 자란 사람이다.
<냉혈>에서 묘사된 세계가 평화로운 생활과 무척 가까운 곳에 잠복해있다고 해도,
또 그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해도, 역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천사가 마지막에 한 말,
"난 브라이언 존스의 챔발로 소리 같은 느낌으로 살아가고 싶어."였다.

- 무라카미 류, 'sixty nine' 중에서 -



년초에 쓴 글을 다시 볼 기회가 있었는데, 다이어리에도 적어놨던 이 글이 쓰여있더라구요. 그래도 전엔 다이어리를 펼칠때 한두번씩 저 부분을 읽기도 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아예 잊고있었어요. 그러면서 숨쉬듯 떠올렸던 건 미련이라는 단어. 누군가의 일기였던 것 같은데 "날 살게하는 것은 열정도, 희망도 아닌 삶에 대한 미련과 스스로에 대한 연민." 이라는 구절이 인상적이였거든요.  

쫓기듯 보냈던 9월과는 달리 최근엔 멍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과제는 마감직전에 시작하는 몹쓸 버릇이 있음) 내년에 쓸 다이어리에 쓸 문구를 생각하곤 해요. 좋은 글귀가 있으면 하나하나 적어두고 최대한 밝은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사랑의 다이얼로그도 좋지만 학생의 본분에 걸맞는 폴 오스터의 문구라던가 간단한 격언도 괜찮을 것 같아요. 좀 길더라도 전혜린씨의 시를 베껴쓸까, 싶기도 하고. 질리지 않을 문구, 읽을때마다 곰씹을 수 있을만한 문구, 다이어리의 한페이지를 초과하는 긴 글은 최대한 피해서 하나- 를 찾고있는데 쉽지만은 않네요. 책을 읽어야해.


Posted by 젤리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