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 가기

2006. 11. 27. 00:00 from Book

  우리는 계획보다는 우연에 의해 목표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실증주의와 합리주의 정신에 심취한 유혹자, 세심하게 과학적 연구를 하면 사랑에 빠지는 법칙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믿는 유혹자에게는 기운 빠지는 이야기다. 유혹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옴짝달싹 못하게 붙들어맬 사랑의 올무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일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어떤 웃음, 의견, 포크를 쥐는 방식같은 것……그러나 불행하게도, 설사 사람마다 꼼짝 못하는 사랑의 올무가 존재한다 해도, 유혹 과정에서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계산이라기보다는 우연에 의해서다. 사실 클로이가 어떤 행동을 했기에 내가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것일까? 나의 사랑은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Being and Time>>의 평가에서 그녀가 나와 생각이 같다는 사실 만큼이나 그녀가 웨이터에게 버터를 주문하는 모습이 귀엽다는 사실과도 관련이 있었다.
 
알랭 드 보통 '동물원에 가기' 중 <진정성>에서
 

사랑하는 여인이 웨이터에게 버터를 주문하는 모습이 귀여워보였다는 귀여운 보통씨:D 이 사람의 데이트 광경을 엿보는건 굉장히 즐거운 일이였다. 다 함께 보통의 매력에 빠져보아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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