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와 나

2006. 10. 22. 00:00 from Book
 
 
말리가 우리 집에 온 지가 6년 전이니까 사람 나이로 따지면 사십대 초반으로 접어들었다는 얘기다. 모르는 사이에 녀석은 벌써 중년이 되었는데도 하는 짓은 강아지 때와 여전히 똑같았다. 끈질기게 안 떨어지는 귀의 감염증상 때문에 제이 선생이 끊임없이 치료를 해주어야 하는 것만 빼면 몸도 건강했다. 더 크는 기색도 없었고 체격이 줄어드는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 말리가 어떤 식으로든 삶의 모범이 된다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었는데 발코니에 앉아 맥주를 홀짝거리며 생각해보니 녀석이 '잘 사는 것'의 비결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멈추지 말고, 뒤돌아보지도 말며, 마치 사춘기 소년 같은 활력, 용기, 호기심, 장난기로 가득 찬 하루하루를 보내라. 스스로를 젊다고 생각하기만 하면 달력이 몇 장이 넘어가건 여전히 젊은 것이다. 괜찮은 인생 철학이었다. 물론 소파를 찢어 놓거나 세탁실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부분은 제외하고 싶지만.
 
 - 말리와 나 p259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