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식당

2009. 1. 18. 22:14 from Movie & Another
 
전 핀란드 사람들은 여유로워보여서 다들 행복한 줄 알았는데
어디를 가든 슬픈 사람은 있네요. 
 
세상 어디를 가도 슬픈 것은 슬픈 것이고
외로운 사람은 외로운 법이니까요.
 
갈매기 식당 (2006)



오랜만에 본 잔잔하고 부담없었던 영화.

핀란드의 헬싱키에서 작은 식당을 연 사치코.
그녀는 원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는 것 뿐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그녀는 헬싱키에서 손님도 없이 가게를 열고 닫으면서도 왠지 모르게 행복해보였고,
첫 손님인 토미를 시작으로 서서히 그녀 주위가 넓어짐으로써 그녀도, 그녀 주변의 사람들도
점점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평화롭고, 또 평화로운 영화.
사실 너무 평화로워서 보다보면 질투에 눈이 멀어 속이 뒤틀리기도 한다-_-

외로운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공간을 이루어내는 식당.
머나먼 타국, 말이 통하지 않아도 제스츄어만으로도 서로의 상처를 보다듬을 수 있는 사람들.

친구가 없어 외로운, 일본의 만화를 사랑하는 매니아총각도 있고
그냥 훌쩍 떠나고싶어서 눈을 감고 지도의 아무곳이나 집어 헬싱키로 떠나온 여자도 있다
가방을 잃어버린 - 그러나 여유로운 주머니를 가진 - 느릿느릿하지만 배려깊은 여자도 있다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면서 어쩔 줄 몰라 술로 방황하던 여자도 있고
손님 없는 가게에 들러 맛있는 커피를 끓이는 비결을 전해주고 사라진 남자도 있었다

잃어버린 가방과 떠넘겨진 고양이에서 일본영화 특유의 판타지를 느꼈지만
잔잔하고 기분 좋은 영화를 보는 건 마음이 놓여서 좋다.

Posted by 젤리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