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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28. 11:37 from Jellybean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언짢아져서 블로그에도 끄적끄적.
사람마다 다 다른게 당연한데 왜 남에게 자기 생각을 강요하지 못해서 안달인건지 모르겠다.

연아가 금메달을 땄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고 뿌듯하고 자랑스러워 견딜 수 없다.
연아는 굉장하다.
예쁘고 귀엽고 착하고 강하고 흔들리지 않는게 멋지다.

아사다 마오가 안됐다.
남들이 뭐라든 난 쟤가 안됐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남들이 뭐라든 이 생각이 바뀌지도 않는다.
쟤가 뭐라고 말했었는지도 알고있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알고있다.
그리고 시니어에서 트리플 악셀을 실패했을때 국민의 기대를 배신한 배신자라며 가열차게 씹혔던 것도 알고있다. 쟨 지금도 트리플 악셀을 실패하면 씹힌다. 다른 건 아무래도 좋다. 무조건 마오는 트리플 악셀을 해야하고 성공해야만 한다. 알량한 자국민의 자존심을 위해서. 아사다 마오의 존재의미가 트리플 악셀이니까.
일본에서의 지원은 솔직히 마오를 보고 지원하는게 아니라 쟤가 트리플 악셀을 할 수 있는 선수기때문에, 가장 뛰어난 부품이니까 밀어주는거지 결코 쟬 좋아해서 지원하는게 아니란 생각에 더 불쌍하다.
숱한 사람들이 말하듯 피겨는 트리플 악셀 하나만 중요한게 아니다.
그런데 마오에겐 그게 전부고 전부여야한다. 왜? 마오가 트리플 악셀을 성공했을때 일본은 최고였기때문에??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어. 그렇지만 어쨌든 쟤한텐 그게 중요하고 일본은 그걸 쟤한테 강요하고 있다.
더 잘 할 수도 있을 선수인데 묶어버린거다.

마오와 연아는 다르다.
받아들이는 성격도 다르고 곁에 있어주는 사람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혼자 서야한 연아만하겠냐만은 스포트라이트 팡팡 받으며 자라다 한번의 실패로 바닥의 끝을 맛봐야한 마오에게 주어진 짐도 가벼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 겨우 스물인 애기들이다. 그때는 더 어렸고 한창 감수성도 예민했을거다. 마오를 잘 아는건 아니지만 연기에 임하기 전이나 화면에 잡히는 걸 보면 마음이 강한편은 아닌 것 같다. 외부의 압력에도 약하고 사람들의 의견도 신경쓰는 타입으로 보인다. 왜 얜 의연한데 쟨 못하냐고 하진말자. 모든 피겨선수가 다 연아같으면 연아는 왜 퀸이고 연느님이고 여신이겠냐. 연아가 특출난거지 그 또래 애들의 표본은 마오 아닌가? 잣대의 기준을 연아로 두지 말아라.

연아는 강하다. 그렇지만 무적은 아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며 스포츠중계를 보고있었는데 방송이 끝나고 연아의 CF 두개가 연달아 나왔다. 무섭더라. 예전에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CF촬영을 하다가 결국 연습할 시간이 부족해져서 경기에서 진 수영선수가 있었다. 그 생각이 났다. 그리고 국내에서 경기를 했을때 연습후 기권하고 싶었었다던 연아의 인터뷰기사도 생각났다. 대나무나 바람도 강풍을 계속 맞고있으면 부러지잖아. 남을 까내리며 연아를 추종하는 사람들을 보면 만에 하나라도 연아가 지치고 지쳐서 주저앉거나 연습에 무리가 오게 됐을때 지금 입에 담기도 꺼림칙한 망발을 하며 애 미래를 마음대로 추측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곱게 볼 수가 없다. 물론 연아가 그럴거라는 생각은 나도 안하는데, 사람의 컨디션이란게 언제나 최상일 순 없으니까. 연아는 쌓아온 것도 있고 그러니까 한방에..는 아니라고 믿고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연아라면 무장적 까는 사람들이나 저 사람들이나 똑같아보인다. 연아에게 지워진 짐이 너무 무거워보인다. 마오를 보면 견디기 힘든 짐이 주어진 선수가 그 짐을 견디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이는 것 같아 무섭고 안쓰럽다. 아직 일본처럼은 아니지만 찌라시들 수준은 똑같아서 더 무섭고 그렇다.
Posted by 젤리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