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에서 한참 인기몰이를 하던 해피쿡에 다녀왔(었)습니다. 동생들 수능이 끝난 김에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맛난것도 사주려고 했었거든요. 포스팅거리 떨어지면 올리려고 묵혀두었던 저(...)

수유역 5번출구에서 나와서 대한병원을 지나 SK주유소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쭈욱 내려가면 됩니다. 그런데 이 길이 좀 으슥한데다가 모텔, 당구장, 독서실 이런게 썰렁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게다가 좀 멈) 동생들이 웅성웅성. 정말 이 길 맞나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더라구요. 여기 맞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어도 꿋꿋이 걷다보면 커다란 순일씨의 사진과 융프라우 빵집이 보입니다. 건물 모퉁이를 돌아서 2층으로 올라가면 해피쿡이 나와요:D



인도요리 전문점이라기엔 깔끔하고, 경양식집이라기엔 부족한 인테리어가 매력(...)인 해피쿡입니다. 그래도 인도음악은 쉴새없이 흘러나오고 벽을 구경하다보면 창문이 없는 쪽엔 커다란 인도여성 족자도 붙어있고 그래요. 인도음식 파는데가 맞긴맞구나, 할 정도?

게다가 저희가 갔을 때는 뭔가 문제가 생겼다시던데 향신료 냄새가 확 퍼져서요 한참동안 재채기를 해야했어요; 많이 맵진 않았는데 코가 너무 간질간질해서 들어갈때부터 잔기침을 했더니 사장님이 웃으시더라구요; 향신료냄새가 늘 그리 심한건 아닌 것 같았는데 그날은 좀 심해서 옷이랑 손에 많이 배어있었네요..

처음에 동생들을 데려가기로 마음 먹었던건 11월 한달동안 50% 세일이라는 말 때문이였는데 11월 끝날때쯤에 가서인지 아니면 전단지가 없어서인지 50%세일은 받을 수 없었구 대신 런치메뉴(5500원)를 먹기로 했어요. 물론 난과 짜이, 라씨는 서비스가 되었구요. 음식집 찾아가서 사진을 안찍으면 안되니까 아래는 먹을 것 사진을 슝슝~~



남동생들이 같은 메뉴를 고르고 제가 다른 메뉴를 하나 골랐는데, 에베레스트밖에 가보지 않아서 비교대상이 그곳밖엔 없습니다만 비쌌어요; 런치라해도 일단 단품메뉴인데 단품메뉴 세개 + 난을 먹었는데 남동생들은 배가 차지 않는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그나마 간단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던 케밥이 저녁부터 주문가능이라고 해서 사장님과 상담;;후 결국 난을 추가주문 (+1500)하고 제것을 나눠 먹이고 나서야 애들이 배가 좀 부른다라고 했는데 여성분들이 드실땐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단품메뉴 하나 + 난 두어장으로 두사람이 충분히 먹을 수 있었던 에베레스트의 가격대를 기억하는 제겐 그리 매력적인 곳은 아니였어요; 커리에 건더기도 적었는데..

커리도 맛있고 난도 맛있습니다. 커리에는 기본으로 밥이 딸려나오고 에베레스트의 것보다 맵습니다. 입에서 불날 정도는 아닌데 매콤해요~ 밥이랑 먹는것보다는 난이랑 먹는게 더 맛있었고, 난도 바삭바삭하고 뜨끈뜨끈한게 좋았습니다. 잘라서 가져다주시는 것도 어찌보면 더 좋은 걸 수도 있구요.

다만 사장님과 종업원분들은 굉장히 친절하신데 느립니다. 음식이나 난은 그때그때 만들어서 나오기 때문에 느린거라고 쳐도 너무 느린데다 손님이 방치될때가 있습니다. 저희가 토요일 늦은 점심시간 (3시에 갔으니까 늦은점심 맞죠?)에 간거라 중간에 손님이 줄었으니 식사를 하러가신건가 싶긴한데 그나마 테이블들을 신경쓰시던 사장님이 들어가시니 홀은 그대로 방치. 따로 종업원분들을 부를 수 있는 장치도 없기때문에 저희 옆테이블에 있던 커플팀은 서비스(짜이)는 아예 못드셨구요 저희는 이모네 집에 갈 것인가 수유역을 돌아다닐 것인가로 수다를 떨다가 나갈 채비를 다 하고. 옷을 다 입고나서 짜이 드릴까요, 라는 말을 듣고나서야 마실 수 있었어요. 계산할때도 카운터 안에 멀뚱히 앉아계시던 인도분이 그 여자분을 불러주시고 나서야 계산을 할 수 있었고..

11월 1일에 개장을 했으면 안정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친절과 위생, 맛이 중요한 것이 음식점입니다만 (창문 진짜 깨끗했어요. 동생들과 보면서 감탄 또 감탄. 실내도 그만큼 깔끔했고) 1:1로 친절한 것만이 능사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나하나 물어보거나 요구해야 하는건가, 싶어서 좀 불편했어요. 차라리 좀 덜 친절하셨다면 그냥 찾아먹는 방식에 익숙해질텐데 허허;

단품커리 세개 (런치) + 난 두장 (+ 망고라씨 3 + 짜이 3) 요렇게 먹고 18000원.
많이 비싼 것도 아니고 맛도 있었는데 계산하고 나오면서 찜찜해한 미묘한 가게입니다.
전 그냥 가던데로 에베레스트를 가는게 나을 것 같아요..

설마 그 어마어마하게 호들갑스런 후기에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건가.
우와, 진짜 그 후기 속의 찬사와 호들갑은 도대체 뭐였던거지.

Posted by 젤리빈 :